- 애니메이션산업, 뽀로로 성공 주목
- 투자·정책지원 미흡 활성화 한계
- 음악한류도 뜯어보면 `빛 좋은 개살구`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 전 세계 120여개국에 진출한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작년 매출액은 캐릭터상품을 포함 2100억원이다. 영업이익만 무려 500억원이 넘는다. 웬만한 중소기업 매출을 웃도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뽀로로의 경제 효과는 5조7000억원,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8700억원, 취업 유발효과는 4만3000여명에 달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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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뽀로로 이외 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은 없다. 우수한 국내 애니메이션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민간·정부투자와 보호정책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음악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신한류 열풍을 확산시키고 있지만, 국내 음원시장은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제자리 걸음이다.
◇애니, 경쟁력 갖춰도 투자자 없어 `걸음마`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애니매이션은 지난해 수출로만 9300만달러(약 994억원) 매출실적을 올렸다. 이는 영화와 음악 수출액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상품의 소스로 활용되고 있어, 캐릭터산업 매출(5조원)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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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은 보통 편당 1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제작사 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 해외에서는 긴 안목을 갖고 애니메이션에 투자하지만 국내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요 투자자인 지상파방송사는 투자를 줄이고, 일반 투자자들은 애니메이션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 지원도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003년에 등장한 국산 애니메이션 오세암의 경우, 서정적인 스토리로 차별성을 보였지만 결국 실패했다. 자금부족으로 제작기간이 단축돼 완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영국 BBC까지 진출한 애니메이션 로켓보이도 투자부족으로 6개월만에 종영됐다.
정부가 애니메이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한 방송 총량제도 부작용을 낳고 있다. 현행 방송법상 지상파방송 3사는 전체 방송시간 중 1%를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으로 편성해야한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낮은 오후 4시에 애니메이션을 집중 편성하거나 저작권료를 절반으로 깍고 있다. 결국 많은 제작비를 들여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도 제 값을 못받거나, 시청률이 떨어져 인기를 얻지 못한다.
뽀로로만은 예외였다. 뽀로로는 유아를 닮은 펭귄 캐릭터와 교육 콘텐츠를 합쳐 부모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교육방송(EBS)이 공동제작에 나서면서 더빙 등 후속작업을 지원 받았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편성지원이다. 유아들의 시청률이 높은 오전 8시에 편성, 주 4일 이상 방영됐다.
뽀로로 캐릭터 사업을 맡고 있는 최종일 아이콘닉스 대표는 "뽀로로가 아무리 잘 만들어졌다해도 EBS의 편성지원이 없었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애니메이션은 방송사와의 결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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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뽀로로는 수익금 모두를 추가 시리즈 제작에 투입했다. 그 결과, 현재 뽀로로 3기까지 나오면서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했다.
뽀로로를 제작한 신창환 스튜디오 게일 대표는 "초반 해외 진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부족한 애니매이션 편수였다"면서 "30분짜리 영상물이 52편 정도가 돼야 6개월 방영계약을 할 수 있는데 뽀로로도 초반엔 편수가 적어 수익금으로 콘텐츠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만연한 불법음원..新한류도 `빛 좋은 개살구`
성장가도를 달리는 듯한 음악산업도 애니메이션 산업과 마찬가지로 걸림돌이 많다.
한류바람을 타고 지난해 우리나라 음악산업 수출액(855억원)은 전년대비 160%나 성장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음원영역이 아닌 콘서트·공연이 활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음악산업은 음원·음반과 음원·음반 외 수익으로 나뉜다. 음악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공연 보다는 음원영역이 성장해야 한다.
이처럼 음악산업이 주춤한 데는 불법 음원이 국내외 시장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용자들은 유투브와 같은 곳에서 무료로 음악과 동영상을 접할 수 있어, 굳이 음원을 구매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작년 한 해 동안 온라인상에서 유통된 불법 복제음원은 17억7000만곡에 이른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2481억원 규모다. 정부는 불법저작물추적관리시스템을 통해 불법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갈수록 지능화된 기술로 불법 유통이 이뤄지고 있어 한계가 있다.
미국의 절반 수준인 국내 음원 가격(600원)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소비자들의 합법적인 음원 소비가 어렵다보니 가격 인상은 먼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음반을 포함한 음원 시장은 최근 4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최근 모바일 음원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생겨 회복 기미가 보이지만, 불법 음원이 해결되지 않으면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4년 디지털 음원의 불법 다운로드 확산으로 국내 음원시장의 붕괴가 시작됐다"면서 "정부가 저작권법을 개정하고 불법음원을 단속하면서 디지털 음원 매출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약하다"고 말했다.
◇정부지원 성과없어.."실질적 정책 모색해야"
애니메이션, 음악산업 모두 충분한 가능성을 갖췄지만 산업 내부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여러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이다.
김정훈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올해 400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라며 "국내 애니메이션 기업의 영세한 자본력과 시장 확충을 위해 2년에 걸쳐 총 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 조성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주요 지원책 중 하나인 모태펀드는 애니메이션이나 음악보다 그나마 수익성이 높은 영화에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더욱 실질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프랑스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연간 1인당 25유로의 음악 구입비를 지원하면서 합법적인 구매 습관을 길러주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최종일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이미 탄탄한 기술력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며 "원활한 투자와 정책만 뒷받침되면 한국도 곧 애니메이션 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음악사업 관계자는 "음원 뿐 아니라 뮤직비디오와 영상 불법 다운로드도 합법 시장 형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콘텐츠 불법 공유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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